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하지만 최대한 잘 요약해서 쓰는 것이 중요하단 것 또한 사실이다.
CV(Curriculum Vitae) 작성 팁을 보거나 첨삭을 받거나 하면 CV는 1~2페이지가 좋다고들 한다. 많아 봐야 3페이지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직장 경력이 많은 경우엔 본인이 수행한 프로젝트나 연구 경험 등을 나열하다 보면 5페이지가 훌쩍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초안을 써 놓고 첨삭을 받으면 무조건 페이지를 줄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줄여봐야 4페이지, 3페이지 이하로는 줄이기 힘든 경우가 있다. 이때, 단순 축약을 넘어서서, 내가 한 일을 삭제해서까지 CV를 줄여야 할까?
예를 들면, 나같은 경우 직장 경력이 길기 때문에 대학교 때 받은 장학금이나 입상 내용은 지우라는 조언을 많이 받았다. 또는 크고 중요한 프로젝트였더라도 지원 학과와 큰 관련이 없다면 지우라는 조언도 받았다. 이런 조언들은 물론 못 받아들일 조언은 아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꼭 받아야 하는 조언도 아니다.
CV 첨삭을 많이 해봤다는 사람들은 너무 정도로만 가려는 경향이 있다. 글자 크기부터 폰트, 날짜 표현법, 순서, 사용하는 단어 들도 정형화되길 원한다. 물론 CV를 너무 "꾸미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CV라는 것이 그렇게 정형화되지 않았음으로 그냥 "남들 따라하면 평타는 친다"라는 마인드에 매몰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마치 신입사원 면접엔 남색 정장이 무난하다고 남들과 같이 남색 정장을 사는 것이다. 하지만 면접을 가보면 안다. 먹색도 있고 회색도 있고 검정색도 있다. 물론 너무 진한 원색이나 알록달록한 색은 분명 득보단 실이 더 클 것이지만 먹색, 회색, 검정색 등 "무난함"의 범위는 꽤나 넓다는 것이다. 너무 튀지만 않으면 된다.
본인이 가고 싶은 대학교의 교수들 CV를 보라. 절대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 그냥 막 나열만 하는 사람부터, 자신이 한 연구에 설명을 줄줄이 다는 경우도 있다. 어떤 항목을 먼저 표시하고 어떻게 표시하는지는 전혀 일관성이 없다. 이 교수님들은 이 CV로 박사과정도 붙고, 포닥도 붙고, 교수 임용도 붙으신 분들인 경우가 많다.
나도 경력이 꽤 많았던 탓에 CV의 초안은 6장이었고, 줄이고 줄여서 4장으로 만들었다. 더 줄이라는 조언을 많이 받았지만, 너가 한 일에 비해 4장이면 충분히 줄인 거라는 조언 또한 일부 받았다. 그분들도 다 긴 CV를 사용했던 분들이고 좋은 학교에 붙었던 분들이기에 난 그 조언을 따르기로 했다. 실제 내가 참고했던 내 주변 사례들을 보면 난 어느정도 확인을 가진다.
- A선배: 경력 12년, CV 5장, 지원학교 8개 중 7군데 합격 (Top 10위권 이내 학교 진학)
- B선배: 경력 10년, CV 4장, 지원학교 11군데 중 8군데 합격 (Top 30위권 이내 학교 진학)
- C선배: 경력 9년, CV 4장, 지원학교 모름, Top 5위 이내 학교 진학
등등 사례는 많다. 아무래도 내가 직장인이기 때문에 경력들이 꽤 있는 분들이 많다. 그들은 하나같이 CV를 더이상 줄일 수 없다고 말했다. 나도 그랬고 나도 걱정했던 것과 달리 대부분의 학교에서 오퍼를 받았다.
물론 CV의 양보단 다른 스펙들이 더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CV를 줄이라 줄이라 하는 것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한 일에 비해서 CV를 과도하게 부풀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부풀려진 CV는 대부분 티가 난다. "별것도 아닌걸 제목이랑 설명까지 해서 3줄로 쓴단 말이야?" 라는 생각이 들어버리면 안된다. 하지만 본인이 5억 이상의 연구비를 받고 6개월 이상 수행한 프로젝트라면 3줄 정도는 할애할 수 있다. 그리고 지원하는 학과랑 관계가 크게 없더라도 큰 기간을 투자해서 한 프로젝트라면 한줄씩 나열해주는 것도 이 사람이 걸어온 과정을 보는데 중요하게 쓰일 수 있다. 이는 주관적이지만, 많은 주관들을 모아 어느정도 보편타당하게 받아질 수 있을 정도라면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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