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를 여행하는 많은 사람들이 필수코스처럼 선택하는 코스가 있다. 바로 알래스카 레일로드 기차 여행이다. 경로는 다양하지만 주로 앵커리-수워드 구간을 많이 사용하며, 뷰가 가장 좋은 곳을 골라가기 때문에 아래와 같은 멋진 퓨를 통창으로 감상할 수 있는 여행 코스이다. 게다가 높은 등급의 좌석을 구매할 경우 식사도 제공되며 무료 칵테일이 3잔까지 제공되니 여유롭게 먹고 마시면서 뷰를 감상하기엔 최고의 상품이다.
하지만 난, 결론적으로 이 선택을 하지 않았다.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모두 있다면 그냥 하셔도 된다. 이 글은 이 기차 여행이 얼마나 좋은지 보다는, 모종의 이유로 갈지 안 갈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작성되었으니, 거기에 해당한다면 아래 내용을 보자.

참고로 난 알래스카를 패키지로 다녀왔다. 미국에 있는 가장 유명한 패키지 여행사들 중 하나를 통했다. 그리고 기차를 탈지 안 탈지는 옵션이었다. 선택을 하면 $250~350를 주고 4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수워드로 가고, 선택을 안 하면 그냥 버스를 타고 간다. 버스를 타면 2~3시간이면 도착한다. 사실 이건 패키지 여행이 아닌, 그냥 스스로 여행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기차를 안 타면 차를 타야 할텐데 차가 훨씬 빠르다. 기차는 뷰를 감상하기 위해 천천히 다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난 왜 선택하지 않았는지 하나씩 설명하겠다. 참고로 아래 내용은 내가 기차를 타 보고 판단을 한 내용이 아님을 꼭 참고하시길 바란다. 하지만 많은 설명을 듣고, 기차를 타고 온 사람들의 후기를 들었으며, 기차를 타지 않은 내 입장을 가미해서 작성한 것이다.
1. 여행사에서 수수료를 너무 많이 뗀다.
기차엔 2가지 등급이 있다. 어드벤처 등급(일반석)과 골드스타 등급(프리미엄석)이다. 각각 정가론 120달러, 250달러정도 한다. 그리고 패키지에 옵션이 포함된 경우 250달러, 350달러로 올라간다. 일단 이 부분이 정말 이해가 안 된다. 물론 기타 가격이 시기에 따라 계속 바뀌긴 하지만 분명 패키지 옵션 자체는 웃돈을 크게 주고 구매하는 가격이다. 아마 가격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함도 있고 수수료 등으로 취하는 것도 있으리라. 하지만 가이드비는 따로 내고 있으니 이런 부분은 옳지 않은 부분임은 부정할 수 없다.

물론 이는 패키지 여행의 일반적인 관행이긴 하다. 기차를 타던 트램을 타던 비행기를 타던 필요한 가격보다 더 받는 것은 패키지 여행을 많이 다녀본 사람에겐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가격을 비교해봤을 때 수수료가 30%가까이 더해지는 것을 보고 좀 심하다 생각했다.
2. 서비스가 한국의 기차에 비해 특별하진 않다.
미국에선 기차라는 것에 프리미엄 이미지가 있다. 한국처럼 가로 세로로 줄을 죽 그어도 국토의 상당 부분을 기차로 커버할 수 있는 것과 달리 미국은 워낙 땅이 넓기 때문에 기차를 깔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차 코스를 만들어놔도 그 구간을 이용할 사람은 정말 극 소수이고, 한국의 KTX나 GTX처럼 일상적으로 이용되긴 힘들다. 그래서 기차는 관광용으로 많이 이용 된다. 미국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암트랙 같은것만 타봐도 감이 올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기차는 뷰가 좋은 곳 위주로 달리며, 식사 등 서비스가 강조된 곳이 많다. 알래스카 레일로드 또한 그런 케이스이다. 코스는 아래에서 다룰 테지만 정말 예쁜 해변의 가장 바깥쪽(해변쪽)은 모두 기차길이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냥 빠르게 어딘가 이동할 수 있는 이동 수단이 아니라, 느리지만 뷰를 감상하기 좋은 관광 수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오리엔탈 특급열차같은 고급스러움을 기대하면 안 된다. 다녀오신 분들에 따르면 시설은 KTX 우등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식사도 그냥 기내식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지 좋은 식당에서 나올만한 고급스러운 음식이 제공되는 것도 아니다. 술도 마찬가지. 그냥 먹고 마시면서 편안하게 뷰를 천천히 본다는 그 의미만 딱 있다고 보면 된다. 그것도 고작 4시간인데 한화로 50만원을 내는 것은 사실 좀 과하긴 하다. (30만원짜리 표는 식사 같은게 제공되지 않는다. 창도 조금 작아서 뷰가 살짝 덜 보인다.)
난 만약 부모님을 모시고 간다면 정가로는 이 금액을 지불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의 피로도 풀고, 좋은 경험과 좋은 기억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지 우리나라 고속 열차와 비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지만 내 주된 결정 이유는 이 아래 이유 때문이다.
3. 버스(또는 자동차)를 타도 코스가 95%는 동일하다.
패키지 여행에선 내가 기차를 안 탄다고 해서 나를 앵커리지나 스워드에 버려두지 않는다. 어떻게든 다른 그룹과 함꼐 움직여야 하기에 기차를 타는 그룹은 기차를 타고, 기차를 안 타는 그룹은 투어버스를 탄다. 물론 투어버스는 공짜이다.
그리고 내가 위에서 기차가 가장 좋은 뷰를 볼 수 있는 코스를 달린다고 했는데, 사실 기찻길을 따라서 고속도로도 같이 나 있다. 아래의 지도를 보자. 지도상으론 차로 가든 기차로 가든 코스가 거의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차를 타봐도 느낄 수 있다. 그냥 내가 도로를 달리면 그 옆에 기찻길이 끊임없이 보인다. 고작 몇 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다. 물론 기찻길이 좀 더 바닷가쪽에 가깝게 만들어져 있긴 하지만 자동차로 달리면서 보는 뷰가 더 나쁘다고 보긴 힘들 정도이다. 그래서 버스든 차든 어떤 수단을 타더라도 정말 멋진 뷰를 볼 수 있다. 즉 기차 여행에서 너무 멋있게 봤던 그 뷰들, 알래스카 레일로드 공식 홈페이지에서 광고하는 그 뷰들은 기차가 아니라도 거의 동일하게 볼 수 있는 뷰이다.

물론 코스가 100% 동일하진 않다. 바닷가가 아닌 내륙을 달릴 때 기차는 숲쪽으로 들어가서 좋은 숲 뷰를 보여주기도 한다고 하더라. 하지만 내가 버스를 타고 가 봤을 때 기찻길과 도로가 어긋나는 부분이 흔치는 않았다. 따라서 볼 수 있는 뷰의 차이는 정말 작다고 생각하면 된다.

4. 어떤 결정을 할 것인가?
당신이라면 어떤 결정을 할 것인가? 코스는 거의 동일하다고 친다면, 여기서 세가지 고려사항이 있다.
1. 차는 운전을 해야 하는데 기차는 그냥 먹고 놀면서 탈 수 있다.
- but, 기차는 50만원 + 패키지는 버스 기사가 운전해준다
2. 차는 뷰가 좋을 때 중간에 세워서 사진을 찍고 잠깐 머물렀다 갈 수 있다.
- but, 패키치 버스를 탈땐 거의 안 세워준다.
3. 차로는 2~3시간이고 기차로는 4시간이 좀 더 걸린다.
- 급한가? 아니면 시간이 남는가?
이 부분만 고려하면 여러분들이 패키지로 가든, 직접 차를 운전해서 가든 좋은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난 어차피 거의 동일한 코스의 버스가 제공이 되었기 때문에 기차를 타지 않았다. 만약 내가 차를 운전해야 했다면 어땠을까? 아마 왕복으로 왔다갔다 한다면 한번 정도는 차를 타고 가고, 한번 정도는 기차를 타고 갈 것이다. 물론 렌트를 반납하고 다시 빌리는 것이 크게 번거롭지 않을 경우에 한해서 말이다. 그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한다면 50만원을 주더라도 우등석을 이용할 것 같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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