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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 생활

[미국뉴욕생활] 미국에서 "거주지 인증"이란 (의미, 방법 등)

by grad 2024. 8. 21.

미국은 한국의 주민등록증과 같은 범용적인 신분증이 없다. 당연히 주민등록번호도 없다. 단 SSN이라는 사회보장번호가 있긴 한데 거의 주민등록번호처럼 쓰이긴 한다. 많은 공공 업무에선 SSN을 제시하면 편하게 일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SSN은 미국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게 아니면 쉽게 발급받을 수 있는게 아니라 유학생은 발급받는 게 어렵다. 

 

기본적으로 유학용 비자인 F-1이나 J-1은 취업이 원칙적으로 안되는 비자이다. 함부로 취업을 했다간 비자 규칙 위반으로 쫓겨날 수도 있다! 예외적으로 학교 내에서 알바를 하거나, 공부하는 전공과 유사한 분야로 학교의 승인을 받고 일을 할 순 있다. 유학생의 SSN은 이 경우에만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내 포스팅 중에서 아래 글을 참고해보자.

[미국 유학] F-1 학생 신분으로 유학가면 SSN을 받아야 할까?

 

SSN이 없는 경우엔 다양한 방법으로 신원 확인을 한다. 그 중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거주지 인증"이다. 은행에 가든, 뉴욕시민증을 받든, 운전 면허증을 받든 내가 이 지역 관할의 기관에서 뭔가 하려면 이 지역의 어딘가에 정착하여 살고 있다는 것을 증빙해야 하는 것이다.

 

거주지(주거지) 인증은 어떻게 진행되나?

 

이게 생각보다 까다롭다. 한국은 주민등록신고를 해버리면 그만이지만, 미국은 그런 절차도 없다. 부동산 계약서로도 되는 경우가 있지만 제대로 작성된 계약서가 아니면 인정이 안되기도 하고 Rent 계약서는 걸러버리는 경우도 있다. 학생들은 서브리즈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계약서 가지고는 인정 받기 힘들 수가 있다.

 

나도 개학 전 한달 간 살 집을 구했는데 흔히 돌아다니는 표준 계약서 양식에 서로 싸인을 하고 제대로 Lease 계약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 때 반려가 되어 버렸다.

 

가장 흔한 거주지 인증 방법은 Bill이다. 통신비, 가스비, 전기세 등의 고지서를 해당 주소로 받으면 거기에 내 이름과 주소가 적혀 있을테니 그걸로 인증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고지서를 받으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는 것이다. 한달은 살아야 전기세든 뭐든 받을 수 있다. 나 같은 경우엔 한달 동안 잠깐 빈 집을 빌린 것이기 때문에 인터넷이고 전기고 모든 유틸리티는 집주인이 그대로 놔두고 간걸 쓰고 후정산을 했다. 통신사는 민트라는 알뜰폰을 사용했는데 이런 알뜰폰은 온라인으로 가입하고 모든 청구도 다 온라인으로 이루어져서 거주지로 배송되는 billd이나 receipt가 없다.

 

출처: https://wikihow.com/Get-Proof-of-Address

 

가능한 대안들 (뭔가 하나부터 뚫자!)

어떻게 해야 할까? 뚜렷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지만 모든 루트가 철저하게 막혀 있는 건 또 아니다. 거주지 인증은 상호적이다. 은행이나 관공서 중 어느 하나만 뚫으면 나머지는 그걸로 인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난 은행에서 계좌를 만든 후 은행에서 발급할 수 있는 서류(canceled check이나 statement)로 뉴욕시민증(IDNYC)이나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으려고 했는데 1차 시도는 실패한 것이다.

 

IDNYC에서도 거주지 인증이 필요한 건 매한가지다. 2가지 가능성이 있다. 은행에서 거절당한 Lease 계약서를 여기선 인정 할 것인가? 또는 은행에서 계좌 개설 요청 시 현재 주소로 계좌가 잠깐 나왔다가 곧 반려가 되었는데 잠깐 계좌가 나왔을 때 나온 계좌 생성 안내 서류에 내 현재 주소가 찍혀 있는데 이걸로 인정이 될 것인가? 

 

사실 계좌 생성 안내 서류는 모든 은행이 동일하게 나오는 것도 아니고, 계좌 생성이 정상적으로 끝난 것도 아니고 그냥 임시 서류이다. 위에서 언급한 check이나 statement는 실제로 계좌가 사용이 가능한 상태에서 은행에서 공식적으로 발급하는 서류이므로 보통 이게 거주지 증빙 서류로 사용이 된다.

 

난 무작정 IDNYC를 만들러 갔다. 아니나 다를까 여권과 거주지 증명서류, 이렇게 2개를 요구하였다. 난 거주지 증명용으로 계좌 생성 안내 서류와 Lease 계약서 두개를 들이밀었다. 심사관 같은 사람이 보더니 그냥 은행 서류만 가지고 가서 좀 기다리라고 하더니 약 15분쯤 지나서 확인이 다 되었다며 신분증용 사진을 찍고 2주 뒤에 배송해주겠다고 하였다.

 

이렇게 난 IDNYC라고 불리는 뉴욕 시민증을 얻게 되었다. 연방에서 인정하는 공식 신분증은 아니지만 내 사진도 있고 주소도 있고 공공에서 발급된 거라 이 신분증을 가지고 은행에 가서 다시 거주지 인증을 할 수도 있고, 은행에서 인증이 완료되면 또 은행에서 나온 서류로 다른 어디서든 인증이 가능하다. 

 

만약 IDNYC에서 인정이 안되었다면 난 이번엔 운전면허증을 먼저 발급받는 식으로 시도를 해봤을 것이다. 처음부터 뭐든 3개 중에 먼저 뚫리는 곳을 신분 증빙 용도로 사용하려는 계획이었기 때문이었다. 은행에서 먼저 통과가 되었다면 가장 편했겠지만 IDNYC라도 되어서 다행이다. 

 

여유가 있다면 학교 기숙사를 배정 받은 뒤 뭔가 하나 bill을 받고 천천히 했다면 더 수월했겠지만, 기숙사 배정까진 한달이 남았고 그 뒤로 또 무슨 bill이 언제쯤 되어야 날아올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난 등록금을 싸게 내기 위해서 내 계좌가 필요했기 때문에 조금 급하게 진행을 한 측면이 있다. 

 

부디 내 경험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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